[대전일보] 천안 빵 장인들, 한 권의 책에 수록
천안시 18개 빵소 일군 빵 장인들 이야기로 '빵빵실록' 출간
빵빵실록 책 표지. 사진=천안시 제공
[천안]"모양보다는 맛에 치중하자며 한 번만 획 꼬아 만들고 '못난이'라 이름 붙였는데, 오히려 그게 다른 꽈배기와의 차별점이 됐습니다(김대영 못난이꽈배기 대표)." "열일곱 살부터 오직 빵 만드는 일만 했습니다. 31년째 같은 일을 즐겁게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천직이죠(진건 슈에뜨베이커리 대표)." "매일 새벽 4시, 늘 '좋은 빵, 맛있는 빵을 만들게 해달라'는 기도 후 빵을 만들기 시작합니다(성시창 엘림제과 대표)."
1934년 천안역 앞에서 탄생한 호두과자로 대한민국에서 빵의 역사가 가장 오래된 천안. 빵의 도시인 천안에서 오늘도 좋은 빵 만들기에 여념 없는 대표 빵 장인들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수록됐다. 7일 천안시가 발간한 '빵빵실록'이다. 천안빵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빵 맛집으로 선정된 빵소(所)를 소개하기 위해 제작한 빵빵실록에는 18개 빵소와 대표 빵 정보, 빵을 만드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책에 실린 빵소들은 천안 맛집 선정위원회 심사를 통해 검증된 곳들이다.
빵빵실록에 따르면 16년 째 두정동에서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꼬망스케익의 박창호 대표는 대한민국 제과기능장이다. 꼬망스는 프랑스어로 '시작'이라는 뜻으로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에서 박 대표가 직접 지었다. 천안 톨게이트에서 차로 10여 분 정도 거리에 있는 듀팡과자점의 서용필 대표는 고등학교에서 빵을 공부하고 졸업 후 빵 만들기를 시작했다. 40여 년 넘게 빵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아이들을 실망시키는 빵집 아저씨가 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현재도 신선한 재료를 고집하고 몸에 좋지 않은 재료는 거부한다. 뚜쥬루과자점의 윤석호 대표는 대기업을 다니다 자신만의 사업을 위해 뚜쥬루를 창업해 색소, 향로, 광택제 없는 3무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나가고 있다.
몽상가인의 권혁진 대표는 배운 지 2년 만에 국제 빵 과자전에서 1등을 하고도 "잘 모르면 하지 말자. 잘 알고 시작하자"는 깨달음으로 다시 3년 넘게 배웠다.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한 조은양 브레드보드 대표는 25년을 주부로 지내다 빵 공부를 다시 시작해 3년 동안 전국을 돌며 각지의 명장들에게 배웠다. 2018년 빵집을 차린 뒤 5년이 흘렀지만 더 좋은 재료로 만든 더 맛있는 빵을 맛보이기 위해 여전히 공부중이다.
천안시는 빵빵실록을 전국 지자체와 지역 주요 관광지 등에 배부, 빵의 도시 천안을 대외적으로 널릴 알릴 예정이다. 책자는 누구나 쉽게 읽어볼 수 있도록 천안시 누리집에 전자책으로도 게시한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역과 연대와 상생을 통해 천안시가 전국 최고의 빵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며 "빵빵실록으로 천안 빵의 우수성과 훌륭한 노하우를 가진 천안의 제과인들이 많이 알려지길 바라고 빵 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속가능 선순환경제 구축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news-yph@daejonilbo.com
출처 : 대전일보(http://www.daejonilbo.com)